카타르 16강 이끈 벤투 감독, UAE에서 결국 해임…이유는?

월드컵 16강 신화의 주역, UAE에서 고개 숙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16강으로 이끌며 '벤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됐습니다.

 

UAE축구협회는 26일 공식 SNS를 통해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불과 하루 전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 8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직후였던 만큼, 이번 결정은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벤투 감독, UAE 부임 1년 5개월 만에 중도 하차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UAE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3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카타르 아시안컵과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 예선을 이끌며 대표팀을 정비해 왔습니다.

 

UAE는 2차 예선에서 5승 1무라는 좋은 성적으로 3차 예선에 올랐지만, 이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강호들과의 승부에서 연달아 고전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UAE는 현재 3차 예선 A조에서 4승 1무 3패(승점 13)를 기록하며 3위에 머물러 있으며, 조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7)과의 승점 차는 4점입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본선 직행은 불투명한 상황으로, 결국 UAE축구협회는 더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별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귀화 선수 활용에도 실망스러운 성과

 

벤투 감독은 UAE 부임 초기부터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수의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귀화 선수들과 기존 선수 간의 조화, 전술 완성도에서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했고, 결국 2024년 아시안컵 16강 탈락과 월드컵 예선 부진이라는 이중 악재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북한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로 간신히 승리를 거두는 등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계속됐습니다.

 

UAE는 조기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며 남은 예선과 4차 예선을 대비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서의 성공, UAE에서는 이어지지 못해

벤투 감독은 이전 한국 대표팀을 4년 넘게 지휘하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한국 축구의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당시 체계적인 후방 빌드업과 유기적인 조직력 강화로 대표팀에 큰 변화를 준 인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UAE에서는 그런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한 채 1년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그는 UAE 대표팀에서 총 26경기를 지휘하며 14승 5무 7패, 승률 53.9%를 기록했지만, 주요 대회에서의 탈락과 결정적인 순간마다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경질의 주요 배경이 됐습니다.

 

아쉬움 속 경질…축구계의 시선은 여전히 벤투에게

이번 경질을 두고 축구계 일각에서는 UAE가 다소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아시안컵 16강 탈락과 월드컵 예선 불안정한 순위는 협회의 신뢰를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벤투 감독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밝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하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이로써 벤투 감독은 다시 야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풍부한 경험을 지닌 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기억만큼이나, 앞으로의 커리어에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되살릴 수 있을지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